현수막을 없애는 방법
현수막이 싫다. 모든 현수막은 곧 쓰레기가 된다. 그런데도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이 동네 사람들 다 알아야 할 정도로 중요하다는 편협한 사람이 너무나 많다.
현수막은 불법과 합법현수막으로 나뉜다. 불법이라고 칭하는 현수막이라도 안 보고 살면 좋으련만, 단속은 허술하고 처벌도 약하니 얼굴을 알리고픈 짐승들에게 현수막은 가장 효과적인 홍보 수단이다.
현수막을 없애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마음 같아서는 대빵만한 가위를 들고 쏘다니면서 하나씩 자르고 싶지만, 안타깝게도 이 영웅적 행위는 불법이다. 나 같은 사람은 안전신문고에 불법광고물을 신고하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이 답답한 심정을 알기나 하는지, 제주시는 매년 1월 불법현수막 수거처리원을 모집한다. 올해는 모집 기간을 놓쳤지만 26년에는 지원할 예정이다. 선정이 된다면 금, 토, 일요일에 불법현수막을 처리할 수 있는 권한이 생긴다.
누군가는 현수막을 달아도 되고, 누군가는 달지 말라고 하는 법에도 문제가 있다. 정치인들은 매일 같이 본인 얼굴이 박힌 현수막을 온 도시에 붙여놓는다. 법을 만드는 사람들이 본인들만 현수막으로 하고 싶은 말 다 할 수 있도록 규칙을 정해놓은 덕이다. 표현의 자유를 들먹이면서 정치인만이 쓰레기 광고판을 붙일 수 있는 권력이 있다고 자랑한다. 그래서 우리는 국회의원 같은 권위 중독자들의 얼굴을 시도 때도 없이 보면서 산다. 나는 당신의 얼굴을 보지 않고 횡단보도를 건너고 싶다고 말해봤자 소용없다. 위대한 의원님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모두가 알아야 한다.
앞장서서 현수막을 도배하는 정치인들이 정신 차리고 법을 바꿀 날만을 기다릴 순 없다. 뭐라도 해야 변화가 생긴다. 현수막 문화의 뿌리를 뽑기 위한 탈현수막 행동 절차를 제안한다.
- 현수막을 다는 (예비)정치인에게 절대 내 표를 주지 않겠다고 굳게 다짐한다.
- 현수막으로 홍보하는 상품은 절대 구매하지 않겠다고 굳게 다짐한다.
- 불법현수막이 보이면 안전신문고로 신고한다.
- 불법현수막 수거처리원으로 지원한다.
- 이 땅의 모든 현수막이 없어져야 한다는 믿음을 널리 전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