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suk Kang

당신이 문학을 읽어야 하는 이유

문학은 쓸모없다. 소설 하나를 읽는 건(특히나 다들 명작이라고 찬양하는 그것들은) 너무나 지루해서 1년에 단 한 권도 읽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문학을 끝까지 읽는다고 돈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자랑할 만한 지식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읽었다는 허영심을 내세울 순 있다).

유명 작가는 문학이 인간의 영혼을 구한다고 말한다. 문학 덕후는 문학이야말로 극단적 분열로 무너져가는 사회를 구할 유일한 예술이라고 말한다. 한 달에 20권을 읽는다는 평론가는 문학을 통해 삶을 다른 시각으로 살아보며 공감력을 키운다고 말한다.

별의별 사람들이 문학에 초자연적인 의미를 부여하지만, 나는 잘 모르겠다. 나도 문학을 좋아한다. 글자를 읽는 처절하게 무쓸모한 순간에서 안정감을 느낀다. 어이없지만, 취업이고 연봉이고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이 시간이 불안을 잠재우기 때문이다. 느려터진 속도로 이야기를 읽다가 꿈꾸듯 잠시 생각에 잠기면 외로움이고 뭐고 지금 나는 아무런 생각이 없음을 알아차린다.

읽다 보면 뭐가 명작이고 뭐가 졸작인지도 모른다. 문학을 신성시하지만,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누군지도 모르겠다. 그저 이런 글을 쓴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나와 닮지 않았을까 추측하는 정도다. 읽을 땐 분명 평생 기억할 것 같았던 이야기도 이틀 후면 머릿속에서 완전히 사라진다. 남들이 스마트폰을 쥐고 있을 때 책을 읽었으니 내가 이겼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문학을 읽는다는 것이 얼마나 대수롭지 않은 짓거리인가 다시 한번 되새기다 보면 무승부라는 결론을 내린다.

인간은 이야기를 좋아한다. 웃기든, 슬프든, 열받게 하든 상관없다. 관계에서 생기는 갈등을 토로할 수 없다면 온 나라의 카페는 하루 종일 조용할 것이다. 간식 싫어하는 강아지 없듯, “진짜 개쩌는 이야기 해줄까?”라고 했을 때 궁금해하지 않을 사람 없다. 문학이라는 게 뭐 별거 없다. 문학도 결국 누군가의 “개쩌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흥미가 생기는 것뿐이다. 우리가 문학을 읽어야 할 거창한 신의 계시는 그 어디에도 없다.

#생각 #한국어